쏟아지는 폭우 속에 방범창을 뜯어내고 반지하 방으로 뛰어들어 80대 노부부를 구한 중국동포 의인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중국동포 임성규 씨(64).

10일 서울 동작구 성대시장 인근의 빌라 앞에서 중국 동포 임성규 씨가 8일 자신이 뜯어낸 반지하 주택 방범창을 가리키고 있다(왼쪽 사진). 이 빌라 2층에 사는 임 씨는 폭우 속에 노부부가 반지하에 갇히자 방범창을 뜯어내고 빗물이 들어찬 빌라에 뛰어들어 구했다.

  

11일 동아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80대 여성 L씨와 남편 B씨는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성대시장 인근 주택 골목의 반지하 집에서 폭우로 인해 고립됐었다.

사고 당시 의자에 앉아서 졸고 있었던 L씨는 ‘딱’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전력이 나가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지만 집 안에는 물이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상태였고 출입문을 밀어봤지만 수압 탓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문 밖은 이미 계단을 통해 쏟아져 들어온 물이 훨씬 높이 차올랐을 것이었다. 국가유공자인 남편은 거동이 불편했고, 자신도 최근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저는 상태였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물은 더욱더 차올랐는데 유일한 탈출구인 창문은 금속제 방범창이 가로막고 있었다. “살려 달라”고 소리를 쳤다. 1층에 사는 집주인 아주머니가 달려와 방범창을 뜯어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때 임 씨가 달려와 방범창을 뜯어냈다. L씨는 “남편이 거동이 불편한데, 이분(임 성규씨)이 돕지 않았으면 그냥 돌아가셨을 것”이라며 “사람 목숨을 2명이나 살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