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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1/19  한중포커스
[김우경의 審美眼] “젠틀맨이고 싶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나 다양한 환경과 사건들이 매일 물밀 듯 밀려온다. “세상에나!”, “뭐라고! 그게 진짜야?”, “말세다... 말세야!”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때로 이런 충격적인 소식을 들을 때마다 비속어를 섞어가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세상을 비판한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도 부끄러운 모습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단지 운이 좋게도 들키지 않거나, 어느 누군가의 배려로 감춰지거나, 잘 대처해서 무마가 되었을 뿐 우리의 생활도 별반 다르지 않은 거짓과 죄의 무덤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살고 있을 때가 많지 않은가! 솔직한 고백이 때로는 가장 큰 무기가 되어 죄를 용서 받는 순간도 간혹 보게 된다.    


 회자 되는 말 중에 ‘법 없이도 살 사람’은 사실 없을지도 모른다. 사회규범의 통제 아래 있지 않으면 인간의 본성적 욕망이 끊임없이 질서를 파괴하는 화신이 되어 많은 것들을 손상시키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 차례 목격한 바가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젠틀맨’은 우리사회의 부도덕한 지식층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가 될 뻔했던 사건들이 주인공인 흥신소 사장 지현수역(주지훈)과 검사 김화진역(최성은) 등의 활약으로 지식층 범죄자인 권도훈역(박성웅)이 단죄를 받게 된다는 스토리의 영화이다. 주인공 지현수가 “나쁜 놈 잡는데 합법 불법이 어딨습니까? 잡으면 장땡이지!” 라고 말하는 대사가 나온다. 현실로 보자면 분명 잘못된, 허락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정의사회구현의 측면에서도 객관화 작업이 빠진 정죄는 우리사회를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날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던 1988년 지강원 탈주사건을 통해 더욱 회자 된 “‘유전무죄 무전유죄’ 돈 있는 사람은 죄가 없고, 돈 없는 사람은 죄가 있다”는 말이 아직도 만연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라도 스트레스를 해소해야겠기에 불법을 해서라도 단죄해야 한다는 주인공의 외침을 묵인한다.

속고 속이는 세상, 아니 그래야만 내가 정당화 될 수 있고 억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세상이니 얼마나 답답한 시대인가….  


 영화는 가상으로 보는 세상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거나 지식을 얻음으로 또 다른 파생적 대처능력을 갖게 한다. 이것은 인간만 가지고 있는 능력 “이성적 판단”을 활용하는 매우 고차원적인 행위 중에 하나이다. 영화 ‘젠틀맨’은 우리가 가진 가치관들이 보전되고 합당한 처우를 받기를 바라는 열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세상을 이끄는 사람은 극소수라 한다. 어떤 이는 1%라 말하고 어떤 이는 3%라 말한다. 그 수가 어찌되었든 매우 적은 수가 전체를 이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 수가 다 선하고 똑똑하고 재능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사회에 신체적으로 불편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대략 5.1%라고 한다. 굉장히 높은 수치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이 매우 필요한 사회에 살고 있다. 어쩌면 시대별로 요구하는 육체의 미적 완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이 가져온 삐뚤어진 판단기준이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매력이란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물론 보기에도 좋은 형상을 가진 사람들은 매력을 말함에 있어 바로 파악되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조금은 유리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보기와는 달리 언어표현, 행동, 가치관, 생활배경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 정서가 부족하거나 없을 때에는 “매력 있다”, “멋있다”, “훌륭하다”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런데 때로는 어떤 시점에 있어서 중심이 흔들리고 판단 기준이 달라지며 상황에 따라 결정짓는 순간이 있기도 하다. 사회의 자정능력이 상실된 순간이다.


 신체적 장애보다 더 힘든 것은 정신적 장애를 가진 것이다. 하지만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을 터부시하는 편견은 많은 사람들을 정신적 장애로 몰아가는 바이러스 같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으로 달려간다는 말이 있다. 그 과정에서 개개인은 수많은 질병과 장애에 노출되어지고 극복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과 투자를 한다. 빠르게 진보하는 세상과 맞닥뜨려 사는 우리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부하가 걸리고 있다. 어떤 이는 자신이 가진 양심과 환경 그리고 인내를 통해 극복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는 많은 불특정 다수를 불편하게 하는 행동과 표현을 통해 자기만족을 정당화한다. 우리는 분노조절장애, 변태성욕장애 등의 정신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 특히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는 사회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들이다. 그렇다고 모두를 분별할 수도 없고 일어나지 않은 죄를 예측하여 법의 심판을 받게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집단이 지성을 보유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쏠림현상이 있는 집단이나 처음부터 잘못된 지식을 축적한 집단은 올바른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


 우리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수많은 범죄자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결정권자들에 의해 바른 판결을 받고 댓가를 치루는 세상, ‘균형있는 집단지성’이 살아있는 세상 그런 사회가 대한민국이기를 바란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세상을 이끄는 리더라 여기고 다스리는 자로서의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돌보고 정직한, 세련된 마음 갖기를 노력하는 자들이 많아질 때 우리사회에 회복과 질서의 힘이 생긴다.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집단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 사회가 아니라 바른 것을 알고, 말하고, 지키는 자 ‘젠틀맨’이 많아지는 사회가 될 때 본질적인 의미를 품고 유지된다. 이것이 질서의 힘이다.    


 언어, 영어, 수학, 과학 공부를 잘하는 사람, 돈 많은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가되는 세상보다는 양심에 기준을 둔 도덕과 인류애를 가진 좋은 향기가 나는 사람이 ‘젠틀맨’으로 평가되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젠틀맨’이 될 수 없다면 ‘젠틀맨’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이라도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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