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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대표 |
‘고객을 왕처럼 모신다.’
장사세계에서 하나의 불변철칙으로 유통되고 있는 말이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근로자의 입장에서 또는 소비자인 고객의 입장에서 아무도 이 말에 의의를 품지 않는다.
세상에는 기발한 사람이 있는 법. 남들이 모두 불변철칙으로 여기는 것에 홀로 인정하지 않고 심지어 상당한 어폐가 있다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있는데 그가 바로 이동호이벤트 회사 이동호 대표이다.
“저는 고객이 왕이다. 고객을 왕처럼 모신다는 말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왜냐면 고객을 왕으로 모신다는 것은 고객의 주머니 속 돈을 한 푼이라도 더 빼내기 위한 얄팍한 상술이기 때문입니다.”
“고객을 왕처럼 모시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어떻게 대하는지?”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고객을 가족처럼 대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서비스 마인드입니다. ‘왕’과 나 사시에는 감정이 개입되어 있지 않고, 정서적인 공유도 없기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이 있을 수 없습니다. 서비스란 진심이 결여되면 고객이 제대로 된 만족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 대표는 고객을 왕이 아닌 가족으로 대하는 마인드로 회사를 운영하여 오늘의 성업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중국 조선족 밀집지역인 연변조선족자치주 수부 연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13세 때 엄마의 재가에 따라 심양으로 이주했다. 가정사정에 의해 3년 후 16세 때 다시 연길로 돌아왔다. 불우한 가정형편에서 하고 싶은 공부를 그만 두고 미성년 나이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20대 초반에 이미 한국 사람들의 표현대로 산전수전을 다 겪어보았다.
인간은 세상만사에 다 잘할 수는 없고 한 가지는 잘하게 되어 있다. 이 대표는 일찍 상업전선에 돌입하여 먹고 살만한 돈을 벌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 친구들 하나 둘 한국 붐에 편승하여 나중에는 함께 얘기를 나눌 만한 가까운 친구조차 없게 되어 결국 이 대표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14년 한국에 입국한 이 대표는 여느 동포들처럼 건설현장 일부터 시작했다. 몇 달 안 지나 대한민국에서 세 손가락에 꼽히는 큐원 식자재 납품회사에 입사했다. 당시 한국 본과 졸업생도 취직이 힘든 회사에 들어갔다. 입사하고 나서 알게 된 일인데 큐원회사 설립이후 동포출신 직원이 이 대표가 처음이다. 기적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다.
기적적인 일이 발생했으면 기적적으로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삶의 철학이었다. 죽기내기로 진심을 담아 최선을 다 해 일했다. 진심을 담은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입사하여 1년도 채 되지 않아 부장으로 승진했다. 수입도 괜찮게 좋았다. 주머니 사정이 펴이니 결혼하기로 결심했다.
맘에 드는 배우자가 생겨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지인의 인맥을 통해 한국 웨딩업체가 아닌 동포사회 최대 밀집지역인 대림동에 위치한 동포가 운영하는 웨딩홀에서 식을 거행하였다.
일생에서 단 한 번인 결혼식이 영 맘에 들지 못했다. 진행도 매끄럽지 못해 답답했고, 음향시설도 좋지 않아 귀에 몹시 거슬렸고, 게다가 음식 맛도 입맛에 들지 않았다. 여러모로 매우 어설픈 결혼식이었다. 그 후 동포들이 한국에서 칠순, 팔순, 아이 돌잔치에 어려 차례 참석해보았는데 역시 맘에 들지 못했다.
탄식이 나왔다. 앉아서 탄식만 하면 뭐해. 탄식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 장기 거주하고 동포의 수는 70만 명이다. 1세대들은 늙어가고 있어 칠순, 팔순 잔치를 거행할 것이고 청년들은 나이가 되면 결혼할 거고 결혼하면 아이를 낳을 거고 이래저래 동포들이 한국에서 잔치를 벌일 일이 너무나도 많아질 것인데 내가 맘에 들지 않는 행사는 남들도 맘에 들지 않을 것이 불 보듯 빤한 일. 남들이 못한다고 흉을 볼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팔을 걷고 나서보자.
2016년 이 대표는 우연한 장소에서 장영환 밴드를 만났고 서로 의기투합이 되어 이벤트회사 설립을 상의했고 결과 동포사회에서 처음으로 되는 이벤트회사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잔치행사는 음향시설, 음식 맛, 서비스 질이 좋아야 할 뿐만 아니라 특히 사회(진행)가 가장 관건이다. 사회가 매끄럽지 못해 버벅대거나 너무 딱딱하거나 스쳐지나가는 나그네 일처럼 진심이 없이 하면 잔치를 망치기가 일쑤이다.
이 대표는 칠순잔치를 치르는 주인공을 자신의 친 아버지, 어머니처럼 깍듯이 대할 뿐만 아니라 저도 모르게 엄마, 아빠 생각이 북받쳐 훌쩍 업기도 하고 억센 두 팔로 꽉 껴안고 으스러지게 포옹하기도 한다. 이 대표의 진심에 칠순잔치 주인공들은 눈물을 왈칵 쏟는다. 또 과거 고향에서의 향수가 듬뿍한 스토리로서 정서를 공유하면 주인공들은 감정이 북받쳐 올라 이 대표의 손을 꽉 잡고 감격의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다.
이 대표는 이렇듯 동포들의 고달픈 타향살이를 달래는 보약이 되어준다.
“사회자는 주인공들의 아들이 되어주죠.”
이것이 바로 이 대표가 말하는 고객을 가족처럼 대한다는 마인드이다. 이런 마인드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기에 여기저기 사처에서 모셔간다. 이 대표의 거래처는 서울에만 10곳이고 수원, 안산 등 동포밀집지역인 지방까지 합치면 수십 곳의 거래처가 있다. 주말이면 바쁘고 또 바쁘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이벤트행사가 많이 줄어들긴 했으나 이 대표가 진행한 행사가 현재까지 400여 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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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삼각대주점(웨딩홀) 오픈식 |
이런 성업에 힘 업어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구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금삼각음식점을 인수해 웨딩홀을 오픈했다. 1층부터 4층까지 테이블이 마련된 웨딩홀은 고객을 동시에 400명을 접대할 수 있는 쾌적한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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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삼각대주점 내부 전경 |
동포사회에서 유일무이한 이 대표의 이벤트회사는 동포사회가 없던 항목을 채우고 있어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 대표는 동포사회 유일무이한 회사인 것만큼 먹고 마시고 노는 이벤트 행사에 그치지 않고 동창모임이나 고향모임 등 모임을 조직하여 유지인사를 초청하여 인문학 강의도 듣고, 동포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 주제로 토론을 벌이는 등 지적활동도 만들어 동포사회발전에 기여할 타산이다.
이 대표는 과거 이벤트 진행 과정에서 불우한 동포들을 많이 만나 보았다. 한국에서 노동 중에 산재를 당해 장애자가 된 부모, 젊은 아내가 남편을 한국에서 잃고 과부가 된 사연, 부부 어느 한쪽이 갑자기 중병에 결려 경제상황이 악화되어 곤란한 형편 등등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다. 만약 이들이 가족행사를 치르게 된다면 영업마진을 붙이지 않고 원가로 해줄 타산이다.
이것이 바로 이 대표의 고객을 가족처럼 대한다는 경영철학이다.
생각이 올바르면 성공 못할 일이 없다. 이 대표의 생각이 올바르기 때문에 앞으로 사업이 번창할 것이라 믿고 또 믿는다.
<글 / 김정룡, 문현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