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체류 이주민에 대한 협오, 특히 중국동포에 대한 혐오가 최근들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혐오 현상으로 인한 피해사례를 살펴보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지난 20일 구로구가족센터 강당에서 개최됐다.
다(多)가치포럼(대표: 김정룡)과 전국동포총연합회(총회장: 김호림)가 공동주최하고 서울외국인주민센터(센터장: 김동훈)와 (사)CK여성위원회(회장: 김예화)가 주관, 한중포커스신문(대표·발행인: 문현택)과 (사)중국동포한마음연합총회(총회장: 김세광)가 후원한 이날 토론회에는 이기성 재외동포청 정책국장과 조남철 아시아발전재단 상임이사, 법무부·출입국정책본부 이민통합과 최준호 사무관, 곽재석 삼강포럼 상임대표와 장경률 공동대표, 김우경 연천도시재생지원센터장, 김영철 前서울교육청 부교육감 등 내빈을 비롯해 6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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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정룡 다가치포럼 대표. |
이날 주최측 다(多)가치포럼 김정룡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바쁘신 와중에도 이번 토론회에 관심을 가지시고 참석해 주신 재외동포청 이기성 정책국장님과 법무부·출입국정책본부 이민통합과 최준호 사무관님을 비롯한 내빈 여러분들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하고 나서 “최근 반중 정서가 극대화되면서 동포사회에 대한 혐오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중국동포 혐오 현상으로 인한 피해사례를 살펴보고, 또한 동포 및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적 차원에서 어떤 노력과 변화가 필요한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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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영사를 하고 있는 김호림 다가치포럼 운영위원(전국동포총연합회 총회장). |
공동주최측인 전국동포총연합회 김호림 총회장은 환영사 통해 “바쁘신 가운데 제2차 다(多)가치포럼 토론회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고 나서 “이번 포럼은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실질적인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이고 특히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실천가,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지혜를 나누는 장”이라면서 “오늘의 토론을 통해 새로운 통찰과 실질적인 대안들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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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사를 하고 있는 재외동포청 이기성 정책국장. |
이날 이기성 재외동포청 정책국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의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다가치포럼, 전국동포총연합회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나서 “‘동포사회에 대한 혐오현황과 대응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2025 제2차 다(多)가치 포럼이 우리 사회가 더 포용적이고 성숙한 공동체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외동포청은 국내에 체류 중인 동포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상생하며, 나아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한민족 정체성에 기반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동포 여러분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지키며 지역사회와 조화를 이루도록 돕고자 한다”고 밝히고 나서 “동포 여러분들은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미 많은 기여를 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동포들, 특히 중국동포를 향한 왜곡된 인식과 악의적인 프레임이 존재하는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이러한 편견은 동포사회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재외동포청은 동포분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시키고 공정한 시선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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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사를 하고 있는 (사)CK여성위원회 김예화 회장. |
(사)CK여성위원회 김예화 회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며,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특히, 재외동포법이 시행된 지 25년이 지났음에도 중국동포는 여전히 동포가 아닌 외국인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혐오와 차별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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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제자와 토론자들.(사진 왼쪽으로부터 - 발제자 김용필 동포세계신문 대표, 좌장 전춘화 홍익대 교수, 발제자 박경태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 토론자 김성우 전국동포총연합회 수석부회장. |
전춘화 홍익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박경태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와 김용필 동포세계신문 대표가 발제를 하고 전국동포총연합회 김성우 수석부회장이 토론자로 사례발표를 하였다.
박경태 교수는 ‘혐오의 강을 건너기 위해서: 동포사회에 대한 협오 현황 및 대응방안’이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동포 협오가 발생하게 된 원인에 대해 크게 3가지 부류로 나누었는데 첫째, 삶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경쟁, 즉 이주민이, 그리고 동포들이 선주민의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을 하락시킨다는 주장과 둘째, 미디어의 편향 보도 셋째, 정치인의 선동 등을 꼽았다.
그는 선주민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주장에 대해 “이주민들이 종사하는 곳은 소위 3D산업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기피함으로써 비게 된 노동력의 ‘구조적 공백’을 이주민들이 와서 채우고 있기 때문에 이주민과 선주민이 노동시장에서 갖는 관계는 경쟁이 아니라 보완이지 결코 이주민이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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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려사를 하고 있는 정국동포총연합회 박성규 명예회장. |
미디어의 편향 보도에 대해서는 “외국인 범죄의 ‘과잉재현’은 외국인(이주민)에 대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며, 범죄가 발생하는 배경을 범죄자 개인이 아니라 외국인 집단으로의 환원시킬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경태 교수는 “혐오는 누가 해도 나쁜 것이지만,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인의 혐오 선동은 튿히 더욱 위헙하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박경대 교수는 “제도의 개선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많이 있겠지만, 출발점은 차별금지법의 제정”이라면서 “혐오와 차별을 가해도 되는 구조를 멈추기 위해서는, 그리고 폭력으로 이어질 것이 뻔한 선동이 더 이상 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법 제정이 필수적이며, 이런 것들을 위해 시민사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나서 “그러기 위해서는 내국인들이 이주민/동포를 위한 연대활동도 필요하지만, 동포들의 시민사회 참여도 필요하며, 내국인들이 이주민/동포의 현실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것도 필요하고, 동포들이 한국 사회 내의 다른 소수자들의 아픔에 연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동포세계신문 김용필 대표는 ‘동포언론인 시각에서 바라 본 재한중국동포사회에 대한 소고/ 주요사건 사례 분석과 대응방안 모색/ 새 정부에 바란다’ 등 내용으로 발제를 하였다.
김용필 대표는 한국사회에서의 중국동포에 대한 인식과 혐오 현상은 시기에 따라 다른 양상을 띠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에는 중국동포에 대한 혐오현상이 중국동포 집거지에서 일어난 범죄 사건과 이를 확대 보도한 대중매체의 영향에서 비롯된 면이 컸고, 그 후 사드배치 사태와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치면서 그 양상이 ‘반중정서’와 맞물려 다방면으로 확대 형성되어 가고 있다”면서 “그 결과 우리가 목도했듯이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계엄 선포·탄핵 정국’ 시기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해져 온라인상에서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상에서도 표출되었다”고 분석했다.
김용필 대표는 “지난 5월13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는 ‘한국에서 온오프라인에서 중국인을 포함해 무슬림, 이주노동자, 탈북자 등에 대한 차별 수준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한국정부에 ▲가중 처벌하는 형법 개정 ▲정치인·공인의 혐오 발언 조사·처벌 ▲이주민·난민 편견 해소를 위한 공공 교육 캠페인 실시 ▲온라인 혐오 표현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권고했다”면서 “이에 한국정부나 한국사회도 유엔의 권고사항을 깊이 받아들여 실천에 옮긴다면 많은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용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제21대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한 첫 수락연설에서 강조해 말한 표현은 ‘증오와 혐오, 대결이 없는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면서 “한국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적용되어 진짜 새로운 대한민국 사회를 열어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성우 전국동포총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중국동포에 대한 온라인과 언론에서의 편견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 ▲원주민(한국인)과의 주거·생활 방식 차이로 인한 지역사회 갈등 ▲교육, 직장, 일상생활에서의 차별 등 사례를 들면서 지역사회 소통 강화, 다문화 인식 개선, 언론·지자체의 역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서 “혐오와 갈등을 해소하는 길은 상대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변화하며, 더 넓은 품으로 끌어안는 너그러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면서 “이제는 혐오가 아닌 존중과 공존의 가치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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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기념촬영. |
<문현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