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출입국·외국인청

지난 6월22일 불법체류자인 70세 동포가 경찰에 적발되어 서울출입국·외국인청(청장 반재열, 이하 ‘서울청’) 보호실에 인계되었다. 입실 당시 해당 외국인은 오랜 독거 생활로 인해 혼자서는 거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건강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이에 보호실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보호조치 하지 않고 스스로 출국하도록 하는 출국명령을 하였다.

하지만, 서울청은 보살펴줄 연고자가 전혀 없어 혼자 방치될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어려운 외국인들을 지원하는 NGO 단체를 연결해 주었고, 2개월 동안 고관절 수술치료를 마치고 출국항공권을 지원 받아 지난 8월29일 건강한 모습으로 혼자 걸어서 출국하였다. 출국 전 이 동포는 NGO 단체를 통해 “보호실 직원들과 한국의 좋은 분들 덕분에 이렇게 다리도 나아 살아서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라는 감사 인사를 보내왔다.

지난 7월3일 오후 서울청 보호실에는 비상이 걸렸다. 경찰로부터 심한 우울증으로 한강 다리 위에서 3차례나 자살을 기도한 불법체류 상태의 20세 외국인 여성의 신병이 인계되었고, 극심한 불안 증상을 보이며 보호실 입실도 거부하고 있었다.

담당 경찰관은 여러 차례 자살을 기도하고 있다는 신고가 있었고, 주한 본국대사관의 협조를 받아 임시 주거지를 제공하고 우울증 치료도 받게 됐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보호실에 인계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보호실 입실 후에도 자살하겠다는 말을 반복하는 등 삶을 포기한 듯 보였고 음식물 섭취는 물론 직원과의 대화조차 거부하였다.

이에 보호실 직원들은 해당 외국인을 도울 수 있는 단서를 찾기 위해 경찰과 본국대사관 등에 문의한 결과, 그녀가 K-POP 아이돌이 되기 위해 한국에 왔고, 그동안 여러 기획사 오디션을 보았으나 낙방했으며 생활고로 인해 우울증도 심해져 자살 기도까지 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직원들은 그녀에게 휴식을 취하게 해주고 편의점에서 초콜릿과 요거트를 사 주면서 끊기 있게 대화를 시도한 결과 그녀가 가족 몰래 가출하여 한국에 왔으며 출국 비용조차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다음날인 7월4일 설득 끝에 가족의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서울에서 유학 중인 아버지와 전화 연결에 성공하였다.

가출한 딸의 행방을 몰라 애태우던 그녀의 가족은 곧바로 전자티켓을 보냈고, 그날 저녁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보호실 직원들이 밤을 새우면서 노력해 준 덕분에 무사히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게 되어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남기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반재열 청장은 “보호외국인의 고충해결과 출국준비를 위해 밤낮없이 고생하는 보호실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히고 나서 “외국인보호관리에 있어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보호 중 난민신청, 소송 제기 등으로 장기 보호되는 경우인데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외국인보호위원회(2025.6.시행)가 설치되어 적극적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고, 추진 중인 장기보호외국인을 위한 보호시설을 마련하는 문제도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 보호시설은 불법체류 등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여 단속되거나 형사범으로 경찰서·구치소 등에서 신병이 인계된 외국인이 출국 시까지 대기하는 시설이다. 보호시설에는 출입국관리직 직원과 공무직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으며 보호외국인들의 식사 제공, 생활 관리, 병원 진료, 여권 발급 신청, 출국 전 짐 정리, 체불임금 해결 등 보호외국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줌으로써 불편함 없이 안전하게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문현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