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차규근 의원과 중국동포단체 협의체 및 동포 언론인 등이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근 중국동포들이 밀집해 있는 대림동과 구로동 등에서의 반중, 혐오조장 집회와 관련, 한국시민사회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중국동포 언론인과 단체장들이 조국 혁신당 차규근 의원과 공동으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당국과 지자체가 엄정히 대응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 의원은 “특정 국적과 민족·소수자를 이유로 한 모욕과 차별은 국제인권 규범이 금지하는 명백한 혐오 표현”이라면서 “공동체의 안전과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험에 놓이게 할 수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이어 “지금처럼 혐중 시위가 계속되고 이들에 대한 혐오의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차별과 배제의 대상으로 낙인찍히고 공동체의 신뢰는 위험받을 것이며 인적 자원은 소실되고 사회적 자본은 약화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혐오 시위가 더 이상 방치돼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국격을 훼손하고 공공질서를 파괴하며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국동포 단체장들의 피해 호소와 법적 제도 마련 요청도 있었다.

(사)중국동포한마음연합총회 김세광 총회장은 “여전히 중국 동포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허위정보를 퍼뜨려 반감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많고, 어떤 극우단체들은 중국동포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돌며 혐오집회를 계속 하겠다고 했다”면서 “이대로 지속된다면 한국사회와 동포사회를 분열시키고 모국에 와서 열심히 생활하는 중국동포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줄 것”이라면서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혐오 집회를 멈춰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다(多)가치포럼 김정룡 대표는 “지난 4월 17일 밤 ‘자유대학’이 건대입구양꼬치거리에서 반중집회를 연데 이어 7월 11일, 9월 17일, 9월 25일 연이어 세 차례 ‘민초결사대’가 대림동에서 반중집회를 열고 ‘짱깨 물러가라’, ‘한국에서 떠나라’ 등 구호를 웨치는데, 이는 일본사회에서 재일동포(한국인)들이 일본의 극우세력으로부터 ‘한국을 싫어한다’, ‘한국을 반대한다’면서 ‘일본에서 나가라’라는 말을 듣는 것 이상으로 중국동포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언어폭력이나 다름 없다”면서 “이런 무분별한 언어폭력이 중국동포 집거지에서 난무하지 않도록 국회가 적극 나서서 법으로 규제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동포총연합회 김호림 총회장은 지역주민의 안전과 지역 공동체의 평화를 위해 집회 장소허가와 관리에 대해 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줄 것을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했다.

그는 “저희들이 혐오집회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나 대림동에서 혐오집회가 열린다고 하니, 저희를 보호해주기 위해 한국의 많은 시민단체들이 모여 맞불 기자회견을 열어 정말 감사했다”고 말하고 나서 “그러나 이런 것도 한 두 번이지 매번 모여서 맞불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법이 문제라면 법을 고치고, 집행하는 행정기관이 문제라면 장소허가와 관리를 보다 엄격히 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는 이어 “관할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집회에 대해 장소사용을 제재할 수 있는, ‘지방조례’를 자체적으로도 제정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혔다.

(사)CK 여성위원회 김예화 회장은 “오랜 세월 이 땅에 살면서 세금도 내고, 건강보험료도 내고, 국민연금도 내고 열심히 살면서 내 집 한 채 마련했지만, 그런데 우리에게 돌아오는 건 ‘건강보험료를 갉아먹는다’, ‘중국인들이 한국 부동산을 점령한다’는 등 부정적 인식만 확산되어가고 있다”면서 “중국동포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동포에 대한 차별정책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모국에 온 동포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해 살 수 있도록 대통령님과 관계부처에서 정책적 환경을 만들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이엠코리아 김경애 대표는 “최근 중국동포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초등학교, 중학교가 있는 대림역 인근에서 반중, 혐오집회가 자주 열리고 있는데, 앞으로 언제 또 열릴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학부모들의 걱정과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학교에서는 차별을 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지만, 학교 오가는 길은 혐오집회로 차별이 남발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이며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혐오표현, 이것은 엄연히 언어폭력”이라며 “아이들이 더 이상 언어폭력 없는 안전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교육청과 관계 기관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문현택 기자>